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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기/집밥 요리

[집밥요리] 겉빠속촉 통삼겹 튀김

by 물흐르는듯이 2022.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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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삼겹살은 이렇게 먹기로 했습니다.

돼지고기 중에서도 한국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삼겹살을 사 왔습니다. 에어프라이어에 돌리거나 삶아서 수육으로 먹어도 맛있지만 오늘은 좀 다름 방법으로 구워봤어요. 겉은 빠삭하고 속은 육즙이 줄줄 흘러나오는 통삼겹 튀김입니다.


너무나 간단한 조리법

① 팬에 식용유 등 기름을 조금 넉넉히 부어줍니다. 기름은 통삼겹의 정형화되지 않은 울퉁불퉁한 표면에 열을 전달하는 역할만 할 뿐, 그리고 어느 정도 고기가 익으면 고기 자체에서도 기름이 나오기 때문에 튀김 튀길 때와 같은 너무 많은 기름은 필요치 않습니다.
② 불을 올리고 기름 온도가 아주약간 올라갔을때 통삼겹 껍질부분부터 센불로 익혀줍니다. 기름온도가 너무 높으면 온 사방팔방 기름 튀고 난리 납니다. 고기 표면의 수분을 키친타월로 닦아주시고 구우시길 추천드립니다. (사실 껍데기가 있는 통삼겹을 샀었어야 했는데, 그래야 껍질에 네모네모 칼집을 내서 바짝 튀겨 과자처럼 바삭한 껍질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는데 조금 아쉬웠네요)
③ 센 불에 고기의 4개 면에 지지듯 노릇노릇하게 익혀주고 난 다음 중불로 잘 뒤집어가며 익혀줍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고기가 두껍기 때문에 속까지 익혀주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불 조절하면서 한 20분 구워줬던 것 같네요) 고기가 어느 정도 익었는지 알 수 있는 확실하면서도 간단한 방법은 가운데를 가위로 잘라 눈으로 직접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TMI. 마이야르 반응
위에서 고기를 지지듯 노릇노릇하게 익히는 것을 요즘 전문용어로 마이야르 반응이라고 합니다. 유투브 요리전문체널 이런거 보시면 마이야르 반응이 어쩌고 저쩌고 많이들 그러시는데요, 1912년 프랑스 의사겸 화학자 마이야르가 발견한 현상으로 단백질과 당류가 열과 만나면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며 감칠맛과 향을 만들어내는 현상을 의미니다. 175도~180도에서 가장 활발한 반응을 일으킨다고 하네요. 걍 쉽게 얘기해서 시커멓게 안태우고 노릇노릇하게 잘굽는것 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마이야르라는 용어는 몰랐지만 우리의 입 속 혀는 그 맛을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기에 그렇게 대단한 특별한 반응은 아닌걸로.

껍질 쪽 부터 튀기듯 구워주기
뒤집어가며 구워줍니다

코스트코 몬트리올 시즈닝을 부리고 구웠더니 시즈닝 부스러기가 다 탔네요. 시즈닝 가루는 마이야르 반응이 아니고 탄 겁니다. 다 익히고 썰기 전에 털어내줬습니다.

노릇노릇하게 익혀주기

상황 별 열원(도시가스불, 버너, 인덕션, 하이라이트 등)이 다르고 팬의 두께 혹은 야외인지 실내인지, 냉장고 온도 등 너무나 많은 변수가 있기에 고기를 굽는 시간을 딱히 정해드리긴 어렵네요. 참고로 저는 도시가스 불로 강, 중, 약 조절하면서 15분 이상 뒤집어 가며 구웠습니다. 다 익었다고 생각되면 아래와 같이 그릇에 담아 뜨거운 기름탕에서 놀랬을 돼지고기를 잠시 진정시켜 줍니다. 전문용어로 레스팅(뜸)이라고 하지요. 이 과정에서 고기가 가지고 있는 잔열을 이용해 고기 심부까지 조금 더 익혀준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레스팅 할 때 알루미늄 호일로 꼭꼭 덮어 싸줘야 된다 뭐다 하는데 집안에서는 그냥 그릇에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레스팅

고기에 뜸을 들이는 동안 김치를 꺼내 마늘 조금 넣고 볶아줍니다.
(처음에 고기 구울 때 기름을 과하지 않게 넣은 이유가 아래 사진과 같이 돼지고기에서 나온 기름과 식용유와 합쳐져 양이 많아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김치볶음(사진찍고 기름이 너무 많아서 덜어냈어요)

레스팅이 끝난 고기는 먹기 좋게 썰어서 보기 좋게 그릇에 담아 줍니다. (라고 말하고 그냥 대충 담기)

육즙이 줄줄
완. 성.

아래 사진의 고기 단면을 잘 보시면 테두리에 무슨 막 같은 것이 형성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고기를 튀기듯 굽게 되면 겉 부분 전체에 형성된 빠삭한 식감의 얇은 막이 내부 육즙을 가둬서 삶은 수육보다 오히려 더 많은 육즙과 풍미가 느껴지게 돼요. 거짓말 안보테고 젓가락으로 집어 들면 육즙이 뚝뚝 떨어집니다. 겉은 빠삭하고 속은 부들부들 촉촉한 환상의 조합이지요.

튀김 통삼겹 단면
겉바속촉의 정석


이상 통삼겹살을 튀기듯 익혀 겉바속촉의 식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조리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몇 가지 주의하실 점은 아빠분들 혹은 아드님들은 아내 혹은 엄마에게 미리 조리방식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기름이 온 사방팔방 튈 수 있음을 알려드리고 사전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과 혹시라도 냉동실에 꽁꽁 얼었던 통고기를 기름에 그대로 투하했다가는 기름잔치와 함께 겉은 잘 익었지만 속은 아직 얼어있는 신비로운 경험을 하실 수 있음을 양지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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