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서 사 먹어 본 홍어 후기(feat. gs슈퍼마켓)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마트발 홍어의 맛은?

안녕하세요. 생수 사러 마트 갔다가 홍어를 사 왔어요. 고급 음식 반열에 오른 홍어를 동네 마트에서 사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단 감사하게 생각하며 한번 먹어봤습니다. 그 맛은 과연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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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홍어이야기

맛을 논하기에 앞서 잠깐 홍어에 대해서 알아보고 가시죠.

홍어의 유래

홍어는 가오리 상목 중에서 홍어목에 속하는 생선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삭힌 음식의 대명사로 유명하죠.(전 세계적으로 아이슬란드와 우리나라만 홍어를 삭혀 먹는다고 해요)
고려시대 왜구의 침입이 잦았던 그 당시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섬을 비우는 공도 정책을 펼쳤습니다. 이때 흑산도 주민들을 영산강 하류인 영산포로 강제 이주시키게 되었고 두 다리에 의존해서 다니던 시절 이동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렇다 할 냉장시설도 없어서 흑산도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던 홍어를 들고 이동하는 동안 발효가 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다른 생선들은 썩어서 먹지 못하는 반면 홍어란 녀석은 냄새는 고약했지만 먹어보니 별 탈이 없었고 특유의 톡 쏘는 맛과 담백한 맛에 매료되기 시작했습니다. 삭힌 홍어의 탄생입니다.

홍어가 썩지 않는 이유

음식이 썩는 것과 삭는 것. 사실 부패와 발효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똑같은 작용이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부패한 음식은 인간에게 해롭지만, 발효된 음식은 해롭지 않다는 것이지요. 물론 홍어도 보관방법에 따라 발효되는 것도 있고 썩는 것도 있었겠지요.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발효와 부패를 구분해서 지금의 홍어가 존재하게 되었는지 상상해본다면 모르긴 몰라도 수많은 조상님들이 배를 움켜잡고 뒷간으로 뛰어갔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하우겠지요. 홍어는 연골어류로 요소를 소변으로 배출하지 않고 피부로 보내어 체내(피부)에 저장해두는 방식으로 삼투압을 조합니다. 홍어가 죽게 되면 피부 속 암모니아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부패균을 죽이게 되고 오랜 기간 동안 썩지 않고 발효되면서 특유의 맛과 향을 가지게 됩니다.

흑산도 홍어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홍어는 크게 흑산도 홍어와 나머지 수입산(칠레, 아르헨티나, 수리남 홍어는 없어요^^)으로 나뉩니다. 그 가격 또한 우리 것은 넘사벽으로 흑산도 홍어 삭히는 스킬과 맛에 따라 마리당 몇십만 원까지 가격이 형성되어 있어 그야말로 어나더 클라스인 것입니다.

홍어회 부위

홍어는 부위별로 맛과 톡 쏘는 강도가 조금씩 다릅니다. 저의 기억으로는 홍어 코, 애(간)이 톡쏘는 맛이 강했으며 연골이 많은 날개 부분은 주로 찜으로 먹었던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살은 삼합(돼지고기, 묵은지, 홍어회)으로 먹는 것이 국룰이고요.

2. GS슈퍼마켓 홍어 (삭힌 홍어회 - 많이삭힌 맛)

삭힌 홍어회 가격 : 7,800원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많이삭힌 맛과 보통삭힌 맛. 당연히 많이삭힌 맛으로 선택했습니다.
일단 집에 들고 와서 개봉해 보니 냄새가 냄새가 진동을 하네요(화장실 냄새). 신이 납니다! 삼합에 필요한 구성원들이 모조리 없었기에 그냥 홍어 단독으로 출전했습니다. 함께 동봉된 초고추장에 찍어 오로지 홍어의 맛을 음미합니다.

패키지는 요렇게 생겼어요(내용물은 빼내고 찍었네요)

홍어회는 칼로리가 안 나와 있는데 참고로 100 g 당 - 칼로리: 87kcal | 지방: 0.73g | 탄수화물: 0g | 단백질: 18.95g 되겠습니다. 초장이 칼로리가 좀 높은듯 싶으나 100g 당 221kcal이고 동봉된 초장은 40g이며 그중 반만 먹었으므로 대략 44kcal 정도로 홍어회 한팩에 초장 반봉지 먹는다 치면 합이 131kcal 되겠습니다. 이 정도면 다이어트 식품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네요.

제품 설명서

패키지 개봉(가지런히 놓여있는 홍어회)

먼저 날것으로 먹어봅니다. 약간 날개 부분을 집어먹었는지 연골 지나간 자리(연골은 발골되어있음) 뭔가 꼬들꼬들하니 식감이 좋습니다. 한편 많이삭힌 맛이라 해서 잔뜩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좀 시원찮았어요. 한점 먹으면 목캔디 입에 넣은것 마냥 코가 뻥 뚤리는 맛으로 먹는건데 냄새만 요란했지 톡 쏘는 맛은 많이 부족합니다. 마트산의 한계인지 수입산의 한계인지 암튼 아쉬웠네요. 초초초 많이삭힌 맛이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아무것도 안찍고 한입

초장 듬뿍 찍어서 한입

약간 통통한부위가 톡 쏘는 맛이 조금 났네요.

3. 총평

뭔가 15.324% 정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동네 슈퍼에서(GS슈퍼, GS편의점) 손쉽게 구입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점과 홍어 느낌은 가져갈 수 있음에 만족합니다. 혹시 조금 더 숙성하면 톡 쏘는 맛이 더 강해지지 않을까 조금 남겨서 냉장고 구석에 넣어 놓으려다가 냄새 배일까봐 입에 다 털어 넣었네요. 오밤중에 홍어가 급하게 땡기신다면 한 번쯤 사 드시길 추천드립니다.
이상 GS슈퍼마켓에서 홍어회를 사 먹어 본 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