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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먹기/맛집

[대구/상인동] 돈가스 '기리' (feat. 덜익은 돼지고기 먹어도 될까?)

by 물흐르는듯이 2022.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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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안심 돈가스 덜 익은 거 아니에요? 네 아니에요.

TV에서 나올법한 비주얼의 돈가스가 내가 사는 곳 근처에도 있기에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 보았습니다. 덜 익은 듯 속이 발그레 한 안심카츠와 카이센카츠, 시오라멘을 맛본 후기와 함께 돈가스 먹으면서 계속 고민했었던 돼지고기 덜 익은 것을 먹어도 될지 안될지에 대한 결론을 내 드립니다.


1. 위치 및 주차

대구지하철1호선 상인역 1번 출구에서 약 650m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으로 '기리 상인점' 맞춰 가시면 목적지에 다 왔다고 하는데 이디야 건물이 보이는데 도통 매장은 안보이실 거예요. 이디야 커피 건물 끝에 이거 길 맞나 싶은 출입로가 있습니다. 그쪽으로 들어가셔야 해요. '기리' 매장이 건물 뒤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아래와 같이 화살표대로 따라 들어가셔서 빨간 바운더리 안에 주차하시면 편리하게 주차를 무료로 이용하실 수 있어요. (but 자리가 많지는 않아요.)

차량이동시 화살표 따라 오시면 됩니다.
매장 외관
운영시간 : 매일 11:30 ~ 22:00 (15:00~17:00 브레이크타임)
오후 3시부터 브레이크타임인데 '와~ 나는 2시 55분까지 도착 하것다' 하시면 나가립니다.
브레이크타임 시작 = 오전타임 주문해서 다 먹고 나가는 시간 = 오후 3시
따라서 라스트 오더 시간은 14:30분과 21:30분이 되겠습니다.

2. 식당 내부

대구에는 이 곳 상인점과 함께 수성구 범어동, 칠곡, 중구 반월당 이렇게 4개 매장이 있으며 내부 인테리어나 분위기는 다 비슷하네요. 깔끔합니다.

출입구
식당내부
창 쪽 테이블

3. 메뉴 및 가격

메뉴판에는 '기리'에 대한 간략한 소개도 있었습니다.
요약하자면 좋은 재료를 구해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를 정성껏 조리하여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음식을 제공한다는 얘기네요. 뭐 좋은 품종의 돼지(두로기)를 엄선에서 쓰고, 튀김냄비도 일본 일본의 장인의 수제 '동 나베'를 사용한다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음식 메뉴는 아래와 같습니다.

  • 카이센 카츠 정식 : 14,000원 - 새우튀김, 생선튀김
  • 등심 카츠 정식 : 14,000원 -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돈가스
  • 츠쿠네 카츠 정식 : 12,000원 - 다진 돼지고기에 닭 연골을 넣어 오도독 한 식감
  • 멘치 카츠 정식 :13,000원 - 다진 돼지고기 치즈 커틀릿
  • 안심 카츠 정식 : 14,000원 - 약간 덜 익은 듯 한 돼지고기 안심 돈가스
  • 기리 시오 라멘 : 10,000원 - 하얀 국물 라멘
  • 일본식 탄탄멘 : 10,000원 - 빨간 국물 라멘
  • 네기 니쿠 우동 : 10,000원 - 쇠고기 고명을 올린 우동
  • 카츠 카레 : 13.000원 - 돈가스 올린 카레라이스
  • 에비 카츠 카레 : 13,000원 - 새우튀김 올린 카레라이스
  • 사바 카레 : 11,000원 - 고등어 올린 카레라이스
  • 맥주 : 7,000원 - 산미구엘, 삿포로, 기린이찌방

4. 주문 한 음식

테이블마다 아래와 같이 기본 소스들이 준비되어 있으며 기본찬으로 양배추를 주는데 참깨소스나 유자소스 입맛 데로 골라 부어 먹으시면 됩니다.
우리는 카이센 카츠 정식, 안심 카츠 정식, 기리 시오 라멘 이렇게 3가지를 주문했습니다.

테이블 마다 놓여있는 소스(돈가스소스, 참깨소스, 유자소스)
기본 찬(양배추 사라다, 마늘쫑, 무 장아찌)
메뉴판

카이센 카츠 정식

카이센이라 함은 일본어로 바다에서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의미한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새우튀김 2개와 생선튀김 2개가 나옵니다. 바삭하게 잘 튀겨져 있으나 새우 속살이 다소 작았던 게 아쉬웠네요. 생선까스는 그럭저럭 살도 통통하고 맛있었습니다.

카이센 카츠 정식
새우2 생선튀김2
새우살 어데갔어?

안심 카츠 정식

일단 비주얼은 끝내줍니다. 고기 가운데 국물 부어 놨나 싶을 정도로 육즙이 한가득 차올라 있고 입에 넣고 씹었을 때 겉빠속촉의 정석을 표현해 줍니다. 소금만 살짝 찍어먹거나 고추냉이 살짝 얹어 먹어도 되고 정석대로 돈가스 소스를 찍어먹어도 그 다 맛있었어요.
다만 이거 소고기도 아니고 돼지고기인데 이렇게 덜 익힌 것을 먹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자꾸 들었네요.
그래서 집에 와서 한번 검색해 보았습니다. 덜 익은 돼지고기 먹어도 되는지 말입니다. 정답은 아래와 같습니다.

덜익은 돼지고기 먹어도 될까요?

결론 : 먹어도 됩니다.

이유 : 근육 세포 속에는 미오글로빈이라는 붉은색 색소를 가지고 있는 단백질이 있고 이것은 요리할 때, 즉 가열하면 우리가 '잘 익었다' 라고 표현하는 회색으로 바뀌지요. 이게바로 붉은색 미오글로빈이 회색 메트미오글로빈으로 바뀌는 과정이랍니다. 여기서 중요한게 이러한 열 변성은 65도씨에서 일어나는데 고기를 65도씨 까지 열을 가하지 않으면 붉은색 상태 그대로 있게 되는 겁니다. 따라서 고기가 붉은색을 띈다고 해서 '안익었다'라고 표현 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미오글로빈이 변성하기 직전까지 익었다 라고 표현하는게 맞을 듯 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소고기는 육회 등 날것으로 먹는데 돼지고기는 그게 안되는 이유가 바로 기생충 때문이지요. 옛날에는 돼지 사육환경이 좋지못했고 먹이도 아무거나(음식 쓰레기, 상한음식 등) 피딩 했던시절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사육환경이 좋아지고 질좋은 사료만으로 키우기 때문에 기생충 감염위험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압도적인 비주얼
안심 돈카츠
겉빠속촉 안심 돈카츠


정식 메뉴를 주문하면 디저트로 푸딩 같은걸 주는데 우유망고푸딩(?) 인 듯했어요. 이것도 아쉬운 점은 푸딩은 냉장고에서 갓 꺼내 먹으면 탱탱하고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데 돈가스랑 같이 나오니 식사를 마치고 푸딩을 먹을 때쯤이면 이미 차가움은 온대 간대 없고 이도 저도 아닌 미적지근 한 후식이었네요. 푸딩 자체는 맛이 제법 괜찮았는데,
푸딩을 식사 끝나고 따로 내어주는게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후식으로 푸딩이 같이 나옴

기리 시오 라멘

'시오'가 일본말로 소금이라는 뜻이며, 돼지뼈와 닭고기, 디포리, 멸치 등을 우려서 만든 국물에 소금 간을 한 채 면을 넣어 먹는 라멘이랍니다. 소금도 그냥 맛소금이나 천일염을 때려 넣는 게 아니라 원래는 6가지 소금을 조합해서 만든다고 네요. 근데,,, 이날 주방에서 뭘 잘못한 건지 돼지고기에서 거북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어요. 돼지고기 냄새인지 육수에 들어가는 가쓰오(또는 디포리 또는 멸치) 향이 너무 진한 건지 정확히 구분은 안 갔지만 아무튼 아이와 와이프는 손도 안대서 비염 있는 제가 혼다 다 먹었네요. 재미있는 게 이게 냄새는 좀 거부감이 드는데 돼지고기 맛은 또 일품이었네요. 고기가 달아요.

기리 시오 라멘

반숙 계란은 너무 덜 익어 있어서 아쉬웠네요. 노른자 겉은 젤리처럼 조금 더 익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젓가락으로 계란 집어 드는 순간 흰자가 힘없이 부서지면서 노른자가 다 새어 나와버렸네요. 혹시 시오라멘을 주문하신다면 계란은 숟가락으로 떠 잡수세요.

반숙계란과 돼지고기 고명

5. 총평

'안심 카츠' 여느 돈가스 전문점에서 쉽게 접하거나 맛볼 수 없는 '기리'만의 독보적인 시그니쳐 메뉴였고 맛과 식감 모두 만족스러웠습니다.(양은 안 만족) 그 외 라멘이나 새우튀김은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메뉴였네요. 다음번에 가게 된다면 안심카츠, 등심카츠, 탄탄면 요렇게 주문해 봐야겠습니다.
이상 내 돈 주고 사 먹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후기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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