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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기

[경북/달성] 400년 묵은 은행나무가 있는 도동서원

by 물흐르는듯이 2022.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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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달성군 단풍 명소 '도동서원'

시간은 흘러흘러 어느덧 겨울의 문턱에 접어들고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도 지났습니다. 가로늦게나마 열흘 전에 방문했었던 경북 달성의 단풍 명소 도동서원을 추억하기 위해 포스팅해 봅니다.


1. 위치 및 주차

대구 상인역 기준 30분, 국가산단 및 테크노폴리스에서는 15분 정도 소요되는 달성군 구지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주차공간은 다소 협소합니다. 승용차 18대(장애인 주차공간 2곳 포함), 버스 5대 주차 가능한 전용 주차장이 있고 자리가 없으면 길가에 주차하셔야 됩니다. 우리가 갔을 때는 한창 단풍이 물든 주말이어서 서원 멀리 길가에 주차하고 5분 정도 걸어갔네요.

 

 

주차장

2. 우리나라 서원 이야기

도동서원 갔는김에 우리나라 서원의 유래와 주요 서원에 대해서 잠깐 알아보겠습니다.

▶ 서원의 유래

성균관, 향교와 함께 조선시대 대표적인 교육기관으로 유교와 관련한 옛 성현들에게 제사를 올리고 인재를 키우기 위해 전국적으로 설립한 사설 교육기관입니다. 건물 구성으로 보았을 때 제사를 지내는 '사우'와  청소년을 교육하기 위한 '서재'로 나누어져 있다고 합니다. 쉽게 생각하자면 현대시대 지방 사립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서원의 교장이 바로 이름만 들어도 무서운 '훈장' 선생님이십니다.
※ 향교 : 국립대, 서원 : 사립대

▶ 서원의 역할

첫번째 역할은 교육관으로써 소학에서부터 사서오경까지 공부를 가르쳤답니다. 그 외 지방의 인재들이 모이는 집회소 역할과, 다양한 도서를 보관하는 도서관의 기능과 함께 책의 출판 기능도 수행했답니다.

▶ 주요 서원

서원은 전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으며 특히 유교의 본고장 경북지역에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았습니다. 천 원짜리 지폐 속에 그려져 있는 경북 안동의 도산서원(다산 정약용), 마찬가지 안동에 병산서원(서애 류승룡),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영주 소수서원 등이 경북을 대표하는 서원이 할 수 있겠습니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

이러한 우리나라 서원들은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서 '한국의 서원'으로 등재되어 그 가치를 한층 더 뽐낼 수 있었습니다.

 

3. 도동서원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 중에 하나인 도동서원입니다. 경북 도내 주요 서원(도산, 소수, 병산, 도동)에 다 가봤는데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 첫번째, 강가에 있습니다. 
- 두번째, 강 건너편에 돌산(절벽)이 있습니다.
- 새번째, 은행나무가 있다

도동서원에는 수령 440년, 영주 소수서원에는 수령 500년의 은행나무가 있습니다. 옛날 공자가 공자가 '행단목에서 제자를 가르쳤다.'라는 기록이 있는데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행단목'은 '은행나무'로 해석해서 학문 혹은 학교의 상징으로 은행나무를 심었습니다.(성균관의 후신인 성균관대학교 이니셜이 은행나무인 점 참고)

강과 바위절벽 건너편에 서원을 지은 것은 소리 없이 유유히 흐르는 강처럼 온화한 마음가짐, 가파른 바위 절벽과 같은 강직함과 우직함을 스스로 일깨우기 위해 이러한 위치에 서원들이 자리잡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feat. 근거 없는 혼자만의 뇌피셜)

낙동강과 건너 암산 뷰

 

도동서원의 터줏대감이자 주인격인 400년 묵은 소나무가 아래와 같이 우뚝 서 있습니다.
1982. 10. 29일 보호수로 지정되었으며 수고 25m, 나무둘레 879cm로 1607년(선조 40년) 식수한 것이랍니다.

400년동안 한 자리에 우뚝 서있는 있는 단풍나무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한 컷

10월 중순 이미 단풍이 바닥에 많이 떨어져 있어서 이 또한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은행잎 꽃받

이날 갔을때 마침 야외에서 가야금과 오카리나를 연주하는 공연도 진행 중이어서 사람들이 엄청 많았네요. 노란 은행나무를 배경으로 옛 선조들이 열공했던 서원 앞에서 가야금 선율을 듣고 있으니 가을 갬성 충만한 감동적인 경험이었어요.

사람들 북적북적
연주회 시작
가야금 연주

그리고 외쪽 옆에 보시면 인스타용 내지 카톡 프로필용 은행나무가 한그루 서 있습니다. 여기가 바로 아래위로 다 노란색이어서 포토 명당이지요. 줄이 너무 길어 완벽한 사진은 포기하고 은행나무와 함께 사진 찍는 여성분을 배경으로 꼽사리 사진 한컷 찍고 서당 내부로 이동합니다.

인생샷을 위한 웨이팅 라인
잠시만 실례할께요
서당 내부 진입

 

아래 사진은 '중정당'이라 하여 서원의 주요 기능인 '강의'를 위한 강당입니다. 중앙에 보이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김광필 선생의 신주를 모시고 있는 사당(제사지내는곳)이 있는데 문은 잠겨져 있었어요.

도동서원 중정당
다도체험장
좋은 글들('우리집 기둥 아버지' 라는 부담스러운 글귀도 있었네요)

아들내미가 서원을 한 바퀴 둘러보며 아빠의 설명을 충분히 귀담아 들었는지 돌담에 걸터앉아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야 잘 왔네 녀석 뭔가를 느끼고 가는구나 싶어 무슨 생각했어? 물어보니 오늘 이마트 하냐고 되묻네요. 포켓몬 카드 사러 가야 한답니다. ㅎㅎ

생각에 잠긴 아들(feat. 2째4째주 일요일은 마트 쉬는날인데...)

4. 총평

옛 선조들께서는 어떤 환경에서 학문을 닦았는지와 함께 아름다운 가을전경을 보면서 잠시 느긋하게 쉬어갈 수 있는 좋은 장소였습니다. 이 글을 올리는 지금은 아마 단풍은 다 졌을테지만 기회 되신다면 내년 10월 초 단풍이 절정일 때 한 번쯤 가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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